1편: 가족끼리 비상장주식을 매매할 때 거래가격을 정하는 방법
시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낯선 두 사람이 중고차를 거래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파는 사람은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고, 사는 사람은 최대한 싸게 사고 싶습니다. 이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합의된 가격이 그 거래의 '시가'가 됩니다. 이런 거래가 여러 번 쌓이면 시장 가격, 즉 시세가 형성됩니다.
전문가 노트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제2항은 시가를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정의합니다.
비상장주식도 원리는 같습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협상해서 가격을 정하면, 그게 시가입니다. 그런데 비상장주식의 경우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설립 후 청산할 때까지 1번도 매매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국세청은 비상장주식의 시세가 없는 경우에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가격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상장주식을 마음대로 사고 팔면서 재산을 세금 없이 이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아들에게 회사 지분을 넘긴다면 어떨까요? 아버지는 비싸게 팔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협상이라는 게 사실상 없습니다. 이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아니라, 주고 싶은 만큼 정한 가격에 가깝습니다.
가족이나 친척간 거래는 정상적인 가격 협상 구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시가로 인정하면 사실상 세금 없이 부를 넘겨주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세법은 일정한 계산 방식에 따라 시가를 계산하는 방법을 규정해 놓고 있으며, 시가를 찾기 어려운 경우 이러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계산한 평가액을 시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노트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제3항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실제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중소기업 대표님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냥 액면가액으로 주식을 자녀에게 매각하면 안 되나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평생 일군 회사를 자녀에게 넘기는 건데, 복잡한 계산식까지 따져야 하나 싶으신 거죠. 하지만 답은 명확합니다. 안 됩니다. 가족 간 거래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엄격하게, 법이 정한 방식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비상장주식 평가를 소홀히 했다가, 실제 신고가액보다 평가액이 높게 산정되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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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평가가 거의 의미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에 계속 손실이 나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라면, 평가액이 0원에 가깝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실무적으로 액면가액으로 거래해도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물론 '항상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래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 시가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협상에서 형성된다
- 가족·친척간 거래는 이 협상 구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세법이 별도의 계산 방식(보충적 평가방법)을 정해둔다
- 비상장주식 평가를 무시하고 임의로 거래하다가 억울하게 세금이 부과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 결손·자본잠식 상태의 초기 스타트업은 액면가액으로 거래해도 실무상 무리 없는 경우가 흔하다
더 궁금하실 만한 질문들
Q. 비상장주식 평가액과 다른 가격으로 거래하면 어떤 문제가 있나요?
증여세, 양도소득세 등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세금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하기 전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증여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매매계약을 맺고 대금을 다 치르면 괜찮은가요?
형식상 매매계약을 맺고 실제로 대금이 오갔다 해도, 그 가격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산정한 가액과 현저히 차이 나면 차액 부분은 증여로 간주됩니다. "계약서를 쓰고 돈을 주고받았으니 증여가 아니다"라는 생각은 비상장주식 거래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Q. 보충적 평가방법 계산은 직접 해도 되나요, 꼭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나요?
산식 자체는 공개되어 있어 직접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규정이 복잡하여 직접 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백호 주식평가 계산기에서는 클릭만으로 간단한 케이스의 주식평가를 무료로 해보실 수 있습니다.
Q. 지금 당장 거래 계획이 없는데도 미리 평가해볼 필요가 있나요?
계획이 없다면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증여·상속·스톡옵션·구주 매매처럼 가격이 필요한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또는 중요한 시점(투자 유치, 사업 구조 변경 등)마다 한 번씩 미리 계산해두면, 실제로 거래가 필요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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